'99 3.1(80주년 기념사)
김구선생이 돌아가신지 어언, 여튼 한참되었습니다. 김구일지를 읽었던 기억도 가물가물,
그렇지만 꼭 기억나는 것이, 그분의 소원이였던, 우리의 세가지 독립입니다. 첫째, 민족주권의 독립, 둘째, 민족경제의 독립(요즘 IMF때문에 말이 많죠) 그리고 잘 얘기 되지 않는 우리 문화의 독립입니다.그분의 뜻과 정신은 정확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포함되어 있는 듯 합니다. '세계인을 아우르고, 품어낼 문화를 우리 민족이 만들어 내자.' 하는 문화독립의 이념과 철학은 이제 우리 시대에서 실현해 내어야 합니다.
이제 디지탈, 인터넷의 시대가 와서, 전 세계가 하나의 네트웍으로 맞물린 시대, 사회의 헤게모니와 맞물려 거대 문화를 생산해 내던 방송언론의 시대가 아닌, 누구나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는 인터넷 문화의 시대, 공장과 같이 문화를 찍어내 대량 살포하는 대량방송 Mass Media의 시대는 가고, 이제 개인의 목소리, 소수인의 목소리를 실어낼 수 있는 인터넷 방송 Personal Casting의 시대,
우리는 경제의 주권을 지닌 민족도 아니고, 대규모 군사국가도 아닙니다. 단지 우리가 갖은 것은 반만년간 축적된 우리의 지혜와 문화입니다. 그것은 백자나 석굴암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몸속에 육신화 되어있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야 말로, 선조가 물려준, 역사의 축적물이며, 시대의 희망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고 들 합니다. 우리의 국악이 세계인을 놀래키고, 조상들의 지혜가 최첨단 과학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글의 우수성은 시대를 더해 갈 수록 놀랍기만 합니다. (단 52자모로 세상 거진 모두의 발음을 표기할 수 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영문자 발음기호는 1200개 이상입니다만)
가장 한국적이란 것은, 지금 현시대의 가장 세계적인 것이여야 한다고 바꿔 생각해 본다면, 가장 한국적인 것은, 우리는 꼭 지난 역사속에서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황토의 생명력과 발효음식의 우수성을 떠나서, 우리는 세계 어느나라의 문화 이건, 어떤 지혜든 몇세기 쯤 굶은 기갈로 마구 먹어치우고, '내것화' 하는 겁니다.
파리의 패션도 좋고, 맨하튼 금융가의 경제테크닉도 좋고, 인도의 명상도 좋습니다. 뭐든 마구 먹어치우고 '내것화'하는 겁니다. 그리고 나면 진정 이 시대에 필요한 정신과 행동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겁니다.
그것이 우리세대에서 이뤄지든, 다음 세대 또는 다음 다음 세대에서 이뤄지든, 우리는 시작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미 깨달은 몇몇분이 시작한 이 뜻의 맥은 이어가야 합니다.
우리의 세번째 독립을 이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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